시니어의 건강/시니어 건강 치매
치매에 걸리면 운전은 언제 그만둬야 하나?
노을 누리
2026. 8. 7. 18:51

시니어 건강 치매: 치매에 걸리면 운전은 언제 그만둬야 하나?
나이가 들면서 운전대를 잡는 일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자유’와 ‘독립성’의 상징이 되곤 합니다. 특히 평생을 직접 운전하며 일상생활을 영위해 온 어르신들에게 운전을 그만두라는 말은 삶의 큰 부분을 포기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치매라는 질환이 찾아오면 사정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치매는 기억력 저하뿐만 아니라 시공간 파악 능력, 판단력, 순발력, 주의집중력 등 운전에 필요한 필수 인지 기능을 전반적으로 손상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치매 진단을 받았거나 인지 기능 저하가 의심될 때, 운전은 정확히 언제, 어떻게 그만두어야 할까요?
첫 번째, 치매 진행 단계별 운전 가능 여부와 의학적 기준
많은 분들이 치매 초기에는 여전히 운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의학 전문가들과 도로교통 안전 기관에서는 치매 진단을 받은 순간부터 운전에 대한 엄격한 평가와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치매 초기 단계에서는 익숙한 길을 운전할 때 겉으로 큰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로 위는 끊임없이 변수가 발생하는 공간입니다. 갑작스러운 보행자의 뛰어듦, 도로 공사, 기상 악화 등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초기 치매 환자라 할지라도 순간적인 판단과 대처 속도가 현저히 떨어집니다.
중등도(중기) 이상의 치매 단계에 이르면 복잡한 교통 신호 체계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신호등 색깔을 인지하고도 발을 브레이크로 옮기는 시차 지연이 크게 나타납니다. 이 시기에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타인과 본인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의학적으로 즉각적인 운전 중단이 강력히 권고됩니다.
두 번째, 운전을 즉시 그만두어야 함을 알리는 위험 신호
치매 환자 본인은 자신의 인지 기능 저하를 자각하지 못하는 '병식 부재'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평소 운전 습관에서 나타나는 위험 신호를 유심히 관찰해야 합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하나라도 반복된다면 즉시 운전을 중단하고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익숙한 길에서의 길 잃음: 매일 다니던 동네 마트나 병원, 친척 집을 찾아가지 못하고 헤매거나 목적지를 지나치는 일이 잦아집니다.
페달 혼동 및 반응 지연: 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를 순간적으로 헷갈려 급가속하거나, 정지 신호에서 제때 차를 멈추지 못합니다.
차량 손상 및 작은 접촉사고 증가: 주차할 때 벽이나 기둥에 차를 긁는 일이 잦아지거나, 어디서 생겼는지 모르는 차량 긁힘 자국이 늘어납니다.
타인의 경적 및 경고 빈발:주변 차량들이 경적을 자주 울리거나, 차선을 탈선하여 달리는 모습이 목격됩니다.
교통 법규 위반 증가:신호 위반, 일방통행 역주행, 중앙선 침범 등 이전에는 하지 않던 위험한 운전 행태가 나타납니다.
세 번째, 현행 법적 적성검사 절차와 수시 적성검사제도
대한민국 현행 도로교통법상 치매는 운전면허 결격 사유 중 하나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치매 질환으로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거나 6개월 이상 입원 치료 기록이 등록되면, 해당 정보가 경찰청 및 도로교통공단으로 통보됩니다.
이후 대상자는 '수시 적성검사' 통지서를 받게 됩니다. 통지를 받은 운전자는 지정된 기간 내에 신경과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단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제출된 진단서와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운전적성판정위원회에서 운전 가능 여부(합격, 판정 유예, 불합격)를 최종 판정하게 됩니다.
만약 기한 내에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판정 결과 불합격을 받으면 운전면허는 최종 취소됩니다. 법적인 절차가 완료되기 전이라도 진단 시점부터 실제 면허 취소까지 일정 기간이 소요될 수 있으므로, 행정 절차와 별개로 진단을 받은 즉시 실질적인 운전을 중단하도록 돕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