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의 건강/시니어 건강 치매

치매 환자가 갑자기 성격이 변하는 이유

노을 누리 2026. 8. 8. 19:33

 

시니어 건강 치매 – 치매 환자가 갑자기 성격이 변하는 이유

“평소에는 온순하던 사람이 왜 갑자기 화를 내고 짜증을 낼까요?”  “평생 남에게 싫은 소리 한 번 하지 않던 분이 욕을 하기도 합니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이 흔히 하는 이야기입니다.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만으로도 가족들은 걱정이 큰데, 여기에 갑작스러운 성격 변화까지 나타나면 “정말 저 사람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당황하게 됩니다. 하지만 치매 환자의 성격이나 행동 변화는 단순히 ‘성격이 나빠진 것’으로만 볼 수 없습니다. 치매가 진행되면서 뇌의 여러 영역이 손상되고 감정 조절과 판단력,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 등이 떨어지면서 이전과 다른 행동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격 변화가 반드시 치매 자체만의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도 아닙니다. 통증이나 감염, 수면 부족, 약물, 낯선 환경 등 다른 요인이 갑작스러운 행동 변화를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가족이 변화의 원인을 차분하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 번째, 치매가 진행되면 왜 성격이 달라질까?

치매는 기억력만 떨어뜨리는 질환이 아닙니다.

뇌의 여러 영역과 신경세포가 손상되면서 판단력, 언어능력, 감정 조절 능력, 사회적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반응했던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거나, 갑자기 불안해하거나, 주변 사람을 의심하는 행동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치매가 진행될수록 자신의 행동이 적절한지 판단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은 자신의 행동이 이상하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가족 입장에서는 “갑자기 사람이 변했다”고 느끼지만, 환자에게는 뇌의 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변화는 짜증과 화입니다

치매 환자에게 나타나는 행동 변화 가운데 가족들이 특히 힘들어하는 것이 짜증과 분노입니다.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던 일을 갑자기 불쾌하게 받아들이거나, 가족의 말에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때로는 욕설이나 공격적인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때 가족이 “왜 이렇게 성격이 나빠졌느냐”고 따지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환자는 자신이 왜 화가 났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기억력과 언어능력이 떨어지면서 자신의 불편함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화를 내는 행동으로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불안과 의심이 성격 변화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치매 환자는 주변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워지면서 불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면서 “누가 내 물건을 훔쳐 갔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가족이 물건을 숨긴 것으로 의심하거나, 자신을 속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행동을 가족 입장에서는 ‘엉뚱한 의심’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환자에게는 실제로 일어난 일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 “그런 일이 어디 있어요? 엄마가 잘못 기억하는 거예요”라고 강하게 부정하면 오히려 불안과 분노가 커질 수 있습니다.

먼저 “물건이 없어져서 많이 걱정되셨겠어요”라고 감정을 받아준 뒤 함께 찾아보는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네 번째, 갑작스러운 성격 변화라면 다른 원인도 확인해야 합니다

여기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치매 환자의 행동 변화가 나타났다고 해서 무조건 치매가 심해졌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갑자기 심한 혼란이나 공격성, 불안, 이상행동이 나타났다면 다른 의학적 원인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통증, 변비, 수면 부족, 우울감이나 스트레스, 감염, 약물의 부작용 또는 약물 간 상호작용 등이 행동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던 환자가 하루 이틀 사이 갑자기 심하게 혼란스러워하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면 단순히 “치매가 악화됐다”고 판단하지 말고 의료진에게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고령자에게서는 감염이나 신체적 불편함이 행동 변화로 먼저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다섯 번째, 낯선 환경도 성격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치매 환자는 익숙한 환경과 일정이 바뀌는 것에 상당한 불안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집 안의 가구 위치가 달라지거나, 보호자가 바뀌거나, 병원이나 요양시설처럼 낯선 장소로 이동하는 경우 행동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많고 소음이 심한 장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치매가 없는 사람이라면 “조금 시끄러운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치매 환자에게는 여러 소리와 사람들이 한꺼번에 들어오면서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런 혼란이 불안이나 짜증, 공격적인 행동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능하면 일정한 생활환경과 익숙한 생활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섯 번째, ‘왜 그러느냐’고 따지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치매 환자가 이상한 행동을 하면 가족은 자연스럽게 이유를 묻게 됩니다.

“왜 갑자기 화를 내세요?”

“아까 말한 것을 왜 또 물어봐요?”

“그게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야 해요?”

하지만 치매 환자에게 반복적으로 논리적인 설명을 요구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기억하지 못하는 일을 억지로 기억하게 하거나, 틀린 말을 바로잡으려고 계속 논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도 치매 환자와 대화할 때 화난 말투를 피하고, 충분한 시간을 주며,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질문하고, 불필요하게 논쟁하지 않는 것을 권고합니다.

가족에게는 답답한 상황일 수 있지만, 맞고 틀리는 문제보다 환자가 불안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곱 번째, 행동의 ‘원인’을 찾아보면 해결책이 보일 수 있습니다

치매 환자의 이상행동은 아무 이유 없이 발생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특정한 상황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목욕을 시키려고 할 때마다 화를 낸다면 목욕 자체가 싫은 것이 아니라 옷을 벗는 것이 불안하거나, 욕실이 춥거나, 물의 온도가 불편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식사 시간마다 짜증을 낸다면 배가 아프거나 치아가 불편하거나 변비가 있을 가능성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저녁 시간이 되면 불안하고 초조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늦은 오후나 저녁 무렵에 혼란이나 초조, 불안 등이 심해지는 현상을 흔히 ‘일몰증후군’ 또는 ‘해질녘 증후군(sundowning)’이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왜 또 저러지?”라고 생각하기보다 “무엇 때문에 저 행동이 시작됐을까?”​라고 질문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됩니다.

 

여덟 번째, 가족의 대응 방식이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치매 환자가 화를 내면 보호자 역시 화가 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의 목소리가 커졌다고 보호자도 함께 큰 소리로 대응하면 갈등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능하면 목소리를 낮추고 짧고 쉬운 문장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안 돼요!”라고 반복하기보다는 “이쪽으로 가실까요?”처럼 다른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관심을 돌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주변에 사람이 많다면 조용한 장소로 이동시키고, 환자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익숙한 물건 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의 행동을 개인적인 공격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환자가 화를 내거나 욕을 한다고 해서 가족을 미워해서 그러는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질병으로 인해 감정을 조절하거나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이 달라졌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아홉 번째, 가족이 기록해두면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행동 변화가 반복된다면 간단하게 기록해두는 것도 좋습니다.

언제 발생했는지, 그 직전에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누가 곁에 있었는지, 식사나 수면 상태는 어땠는지, 어떤 말을 했을 때 행동이 심해졌는지 등을 기록해 보십시오.

예를 들어 “오후 6시가 되면 불안해한다”, “목욕을 권하면 화를 낸다”, “잠을 제대로 못 잔 다음 날 공격적인 행동이 심해진다” 등의 패턴이 발견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록은 가족이 행동의 원인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의료진과 상담할 때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열 번째, 가족이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성격이 나빠진 것이 아니다’라는 점입니다

치매 환자의 성격 변화는 가족에게 상당한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평생 다정했던 부모님이 자신에게 심한 말을 하거나, 배우자가 갑자기 의심하고 화를 내면 보호자도 마음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치매로 인해 나타나는 행동 변화를 환자의 본래 성격과 동일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치매는 뇌의 기능에 변화를 일으키는 질환이며, 그 과정에서 감정과 행동을 조절하는 능력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예전에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라는 생각에만 머무르기보다 “지금 이 행동 뒤에 어떤 불편함이나 두려움이 숨어 있을까?”​라고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갑작스럽고 심한 행동 변화, 의식 변화, 심한 혼란 등이 나타났거나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위험이 있다면 가정에서만 해결하려 하지 말고 의료진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치매 환자의 행동 변화는 가족에게 매우 힘든 과정이지만, 행동의 원인을 하나씩 살펴보고 환경과 의사소통 방식을 조절하면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건강 한 줄 요약

 

치매 환자의 갑작스러운 성격 변화는 뇌 기능의 변화뿐 아니라 통증·감염·약물·수면·환경 등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성격이 나빠졌다’고 단정하기보다 행동의 원인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 편 예고

  시니어 건강 치매 - 치매 환자가 가족을 의심하고 물건을 훔쳤다고 하는 이유는?

 

 

[인용 출처]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 Alzheimer’s changes in behavior and communication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 Coping With Agitation, Aggression, and Sundowning in Alzheimer’s Disease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 What Is Dementia? Symptoms, Types, and Diagnosis

Alzheimer’s Association, Treatments for Behavior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 What Are the Signs of Alzheimer’s Dis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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