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니어 건강시리즈 치매 – 치매 환자의 이상행동,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기억력 저하보다도 갑작스러운 '이상행동'입니다. 평소 온화하던 부모님이 화를 자주 내거나, 같은 질문을 수십 번 반복하고, 없는 사람을 봤다고 하거나 물건을 누군가 훔쳐 갔다고 의심하는 모습을 보면 가족들은 당황하고 속상해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환자가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라 치매로 인해 뇌 기능이 손상되면서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따라서 혼을 내거나 억지로 설득하기보다 행동의 원인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치매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이상행동과 가족들이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대처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첫 번째. 치매 환자의 이상행동이란 무엇일까?
치매가 진행되면 기억력뿐 아니라 감정 조절, 판단력, 언어 능력, 행동을 통제하는 기능도 함께 저하됩니다. 이 때문에 평소와 전혀 다른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이상행동으로는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습니다.
* 같은 질문을 계속 반복한다.
* 물건을 숨겨 놓고 누군가 훔쳐 갔다고 의심한다.
* 이유 없이 화를 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
* 집을 나가려고 하거나 길을 잃는다.
* 밤에 잠을 자지 않고 돌아다닌다.
* 가족을 알아보지 못한다.
* 실제로 없는 사람이나 동물을 본다고 말한다.
* 목욕이나 식사를 거부한다.
이러한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며 하루 중에도 심해졌다가 좋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두 번째. 왜 이상행동이 나타날까?
가족들은 "왜 갑자기 저렇게 변했을까?"라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은 치매로 인해 뇌가 정상적으로 정보를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면 누군가 가져갔다고 믿게 되고, 낯선 장소에서는 불안감 때문에 집으로 가겠다고 반복하기도 합니다.
또한 통증, 변비, 소변이 마려운 상태, 피로, 배고픔, 큰 소음, 낯선 환경 등도 이상행동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즉, 행동만 보지 말고 그 행동 뒤에 있는 원인을 먼저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 번째. 같은 질문을 반복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치매 환자는 방금 들은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아까도 말했잖아요." 또는 "왜 자꾸 물어보세요?"라고 말하면 환자는 오히려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대신 처음 듣는 질문이라고 생각하고 차분하게 대답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복되는 질문은 메모지나 달력, 큰 글씨 안내문을 활용하면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환자를 나무라기보다 기억하지 못하는 질환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네 번째. 의심하거나 화를 낼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치매 환자는 지갑이나 통장을 잃어버린 뒤 가족이 훔쳐 갔다고 의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절대 그런 적 없다."며 강하게 반박하면 오히려 감정이 더 격해질 수 있습니다.
먼저 "많이 걱정되셨겠어요."라고 공감한 뒤 함께 찾아보자고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때도 맞서 싸우거나 큰소리로 대응해서는 안 됩니다.
잠시 거리를 두고 환자의 감정이 가라앉도록 기다린 후 차분하게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다섯 번째. 배회 행동은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치매 환자는 갑자기 집을 나가거나 예전 살던 집을 찾아가겠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배회는 실종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으므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평소 자주 입는 옷에 이름과 연락처를 적어 두고, 신분증을 항상 지니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현관문 안전장치, 위치 확인 기기, 배회감지기 등을 활용하면 도움이 됩니다.
만약 환자가 실종되었다면 혼자 찾으려고 하기보다 즉시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여섯 번째. 환각과 망상은 억지로 부정하지 말자
치매 환자는 "누군가 방에 있다.", "아이들이 놀고 있다."처럼 실제로 없는 것을 본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가족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환자에게는 매우 현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 "거짓말하지 마세요." 또는 "아무도 없어요."라고 강하게 부정하면 불안감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먼저 환자의 감정을 인정해 주고, 조용히 다른 장소로 이동하거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환각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일곱 번째. 가족도 지치지 않아야 한다
치매 환자를 오랫동안 돌보다 보면 가족 역시 신체적·정신적으로 큰 부담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모든 문제를 혼자 해결하려고 하기보다 치매안심센터, 장기요양서비스, 방문요양, 주야간보호센터 등 지역사회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도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더 좋은 돌봄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돌보는 사람의 건강이 무너지면 결국 환자에게도 좋은 돌봄을 제공하기 어려워집니다.
여덟 번째. 가장 중요한 것은 '이해'와 '공감'이다
치매 환자의 이상행동은 고의가 아니라 질병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행동만 보고 화를 내거나 다그치기보다는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를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차분한 말투와 따뜻한 공감, 익숙한 생활환경 유지, 규칙적인 생활습관은 이상행동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치매는 환자 혼자만의 병이 아니라 가족 모두가 함께 이해하고 준비해야 하는 질환입니다. 이상행동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처한다면 환자의 불안은 줄어들고 가족의 돌봄 부담도 한층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완벽한 돌봄을 목표로 하기보다 환자의 안전과 존엄성을 지키면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다음 편 예고
시니어 건강 치매 - 치매 환자는 집에서 혼자 생활할 수 있을까?
[인용 출처]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
대한민국 질병관리청(KDCA)
대한치매학회
세계보건기구(WHO), DementiaFact Sheet
Alzheimer's Association, Behavioral and Psychological Symptoms of Dementia (BPSD)안내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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