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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바다낚시/바다낚시 조행기

덕적도 서포리 조행

노을 누리 2026. 5. 27. 16:44

 

2026.04.14~15(음 02.28)

물때: 4 물

만조: 03시 05분

간조: 09시 17분

 

 

이 서포리 방파제 포인트는 우럭이 잘 나옵니다. 광어는 방파제 중간 부문에서 이따금씩 얼굴을 보여주지요. 작년에도 여러 번 와서 재미를 보았습니다.

원래는 오래전부터 방파제가 아닌 선착장 입구에서 좌측 산 밑 갯바위를 타고 들어가서  광어 손맛을 보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꽤 오랫동안 선착장 보강 공사 영향으로 근처까지 물밑 환경에 변화가 생겼는지 통 입질을 느껴 볼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건너편 포인트인 이곳 방파제로 옮겨 다니게 된 것이었지요. 

 

이번 봄에도 아직은 이르지만 이곳을 찾은 것입니다. 동행한 친구 표현대로 한 겨울 보내며 낚시를 하지 못해 걸린 수전증 해소차 온 것이랍니다. 아직 수온이 7~8도뿐이 안 나오니 물고기가 연안으로 들어와서 잡혀줄래나 하는 의구심을 가지며 기대는 하지 않고 들어온 것이지요.

 

민박집에 여장을 풀자마자 점심을 해 먹고 뭐가 그리 급한지 장비를 챙겨 들고 선착장 좌측 갯바위 포인트로 먼저 들어갔습니다. 그 사이에 혹시 포인트 물밑 환경이 변했나 하는 기대감으로 말입니다. 그보다 어차피 낮에는 우럭 입질보다 광어 입질이 좋을 거 같아서이지요. 물때가 곧 만조라 물이 꽤나 찼더라고요. 끝날물 때부터 초들물 때가 좋은데 말입니다. 그래도 물이 차서 여유롭지 못한 갯바위에 서서 광어 입질이 좋은 물속에 잠긴 바위 '여' 방향으로 열심히 캐스팅을 했지요. 그러나 미역줄기 같은 해초들만 걸려들고 역시 입질은 단 한 번도 없더군요.

 

할 수 없이 방파제로 포인트를 옮겨야 했습니다. 일몰 후에 우럭이 물어주는 테트라포드를 주 타깃으로 손맛은 봐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서 입니다. 친구와 둘이 철 이른 서포리 해수욕장 텅 빈 백사장을 밟으며 건넜지요. 

방파제 입구에 다 달았을 때 정자(亭子) 뒷산에 진달래 꽃이 피었더군요. 이제 봄이 완연한 것 같아요. 그러나 바닷물이 아직 차니 역시 이곳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19시가 되어서야 해가 지고 중 날물에서 끝날물이 될 때쯤 약한 입질이 두어 번 있었지요. 그곳은 테트라포드 가장자리에서였습니다. 그러나 시원하게 물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아직 활성도가 살아나지 않은 우레기가 분명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렇게 얼마 동안을 던지다가 채비를 바꿔 보았습니다. 1/16 지그헤드에 야광 3인치 그럽웜으로 바꾸어 테트라포드 사이 구멍으로 정확히 던졌습니다. 물이 많이 빠졌을 때에 자주 그렇게 해서 재미를 보는 수법이지요.

아니나 다를까 '턱'하는 둔탁한 입질과 동시에 세게 째는 느낌이 손으로 전달되었어요. 큰 놈이라는 것을 순간 직감하며 로드를 세워서 빠른 릴링을 했습니다. 잘못하면 놈이 테트라 장애물로 처박혀서 못 끌어내니까요. 

겨우 끌어내어 보니까 족히 3자는 되어 보였습니다.

아직 한 달 이상을 기다려서 아카시아꽃이 필 때쯤에나 돼야 보는 진한 손맛이었습니다.

 

시장끼 핑계로 민박집으로 철수하여 오랜만에 우럭회를 맛보았습니다. 친구는 흡족해하며 자작(自酌)으로 소주를 한 잔 하더군요.

 

 


어제 저녁 초들물도 못보고 철수하는 바람에 휴식은 취했지만, 조황에 아쉬움이 남아 새벽녘 날이 밝기 전에 다시 방파제 포인트로 나왔습니다. 새벽 3시 만조 후 1시간이 지날 때쯤 피딩 타임이 예상 되었지만, 조금 늦게 나오게 되었네요. 벌써 물이 어느 정도 빠져나가고 있더군요.

멀리 동녘에는 희뿌옇게 여명이 밝아오고 정말 오랜만에 그믐달을 보게 되었어요. 

서둘러 채비를 장착하고 캐스팅을 하여 릴링을 하고 있으나, 바다 위에 떠있는 그믐달 풍광에 넋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믐달을 보고 있자니 언젠가 읽었던 나도향의 '그믐달'이란 수필 한 구절이 떠오르더군요. "그믐달은 세상의 갖은 풍상을 다 겪고 난 나중에는 그 무슨 원한을 품고 애처로이 쓰러지는 원부(怨婦)와 같이 애절한 맛이 있다..."

 

이 그믐달은 나를 닮았다.

70을 넘긴 나이 먹도록

세상 온갖 풍상을 다 겪고

 



나는 그믐달을 사랑한다. 그믐달은 요염하여 감히 손을 잡을 수 없고, 말을 붙일 수도 없이 깜찍한 예쁜 계집 같은 달이자, 가슴이 저리고 쓰린 가련한 달이다. 서산 위에 잠깐 나타났다가 숨어버리는 초승달은 세상을 후려 삼키는 독부거 아니면 철 모르는 처녀 같은 달이지만, 그믐달은 세상의 갖은 풍상을 다 겪고 난 나중에는 그 무슨 원한을 품고 애처로이 쓰러지는 원부와 같이 애절한 맛이 있다. 보름달은 모든 영화, 끝없는 숭배를 받는 여왕 같은 달이나, 그믐달은 애인을 잃고 쫓겨나 공주와 같은 달이다. - 나도향, <그믐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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